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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둘째 기르기 II
관리자2020-01-17
9. 둘째 기르기 II     [2012. 1. 13]

한 가정에서 일어났던 일이지만 참고하시면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될 것 같아 둘째가 아내에게 토로하던 어린 시절의 서운함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엄마는 형만 예뻐했다는 것입니다. 엄마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모든 일가친척들이 형만 예뻐해서 자기는 완전히 찬밥 신세였다고 말하면서 구체적인 사례들을 열거하였습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1학년 첫 소풍 때 점심시간이 되어 엄마를 찾으니 없어서 형한테 먼저 간 줄 알고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고, 다른 친구들은 엄마랑 도시락과 과일 등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혼자 있는 것이 쑥스러워 멀찍이 떨어져있었다는 것입니다. 한편 아내의 말로는 큰애가 반장이어서 학년 주임인 담임선생님의 도시락과 함께 다른 선생님들이 식사를 하실 수 있게 차려드리고 둘째를 찾아 갔더니 없어서 둘째 이름을 부르면서 근처를 한참 헤매다가 멀리 있던 연못가에 혼자 앉아 고개를 숙이고 훌쩍거리고 있던 둘째를 만나서 서로 얼싸안고 함께 울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아닌 기막힌 일을 전해 들었을 때 눈 밑이 찡했었는데, 어릴 때 일을 너무나도 상세히 기억하고 있어 깜짝 놀라면서도 둘째가 받았을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니 안쓰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사실 큰애는 성격적으로 필자를 닮은 부분이 많고, 둘째는 아내를 닮아 통이 크고 활달해서 필자는 은연중에 둘째한테 더 마음이 쏠려 이것저것 챙겨준 것이 좀 있었는데, 부부싸움을 하다보면 큰애는 가만히 있는데 둘째가 항상 나서서 내편을 들어주었던 기억이 나서 쓴웃음이 나오네요.

다음으론 엄마는 자기에게 무관심 했다는 것입니다. 사례로는 4학년 때 처음으로 1학기 반장이 되어 기쁜 마음으로 집에 달려와서 엄마한테 자랑했는데 반응이 그저 그랬다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1학기 반장을 하던 큰애가 6학년 때 처음으로 부반장이 되어 학생회장에 나설 수 없게 되어 속이 상해 그랬다는 아내의 변명에 왠지 낯선 사람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둘째가 대학 재학 중에 입대했는데, 논산훈련소에 갈 때 동행한 것 외에는 25개월 동안 면회 한번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마침 그 당시에는 필자가 지방근무를 할 때여서 큰애는 서울에 혼자 있고 부부만 지방에 거주하며 신혼처럼 살았는데, 가끔씩 둘째 면회를 가라고 권유해도 무슨 배짱인지 들은 채도 않고 제대 할 때까지 필자 곁에만 있었습니다. 이유인 즉 혼자 남은 남편이 사고 칠까봐 그랬다네요. 게다가 둘째가 휴가 나올 때만 되면 묘하게도 해외여행을 가게 되어 따뜻한 밥 한번 차려주지 못하고 돈으로 때운 기억이 납니다. 제대를 앞두고 서울로 올라오게 된 아내가 면회를 가려고 하니, “누가 병장 면회 오느냐?”는 싸늘한 대답이 돌아와서 결국 가지 못했는데 아마도 이 부분은 두고두고 아내의 멍에가 될 것 같습니다.

이상에서 ‘편애’와 ‘무관심’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짐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인간인 이상 어느 한쪽을 더 예뻐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드러내는 실수는 하지 마셔야 합니다. 그리고 무관심도 문제이지만 자녀들의 장래를 위해서 ‘과잉보호’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홀로 서는 훈련을 어려서부터 시켜서 언젠가는 부모 없이도 거친 세파와 싸워 이겨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요?